“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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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적인 ? │ 절제된 │ 냉소적인 │ 빈틈없는 │ 인내하는

기계가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의 태도는 냉철한 이성과 사실 적시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이제 와 그는 인간적인 매력도 없거니와 인정머리도 없는 사람처럼 비치는데, -기계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된 것인지 어떠한 욕구나 감정이 없는 것처럼 굴기 일 수였다. 화를 낼 법한 상황에서는 그저 물러서고, 기쁨으로 점칠된 순간에는 잠시 머무르며, 슬픔과 비탄은 받아들일 뿐이었다. 무언가에 초탈한 것인지, 무심해진 것인지 애매한데, 이성을 공고히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감정을 금기시하고 싶은 것인지 또한 모호하다. 그래도 인간적인 번뇌로부터 멀어진 덕인지, 그의 하루는 정해진 틀 안에 돌아가고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반복적이다. 삶의 기쁨이나 욕구로부터 멀어졌다는 것은 곧 그에게 안락과 안정을 가져다주었으며, 마음에 풍랑 한 점 없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제일로 여겼기에, 그는 지금을 퍽 만족스러워하는 모양이다.

물론, 그는 여전히 네이선이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히 비-이성을, 감정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언제나 참고, 인내하며, 절제할 뿐. 이따금 참을 수 없는 비소가 터져 나오면 웃었고, 무언가를 사랑스럽다 여기면 입꼬리를 씰룩였으며, 싫어하는 것 앞에서는 노골적으로 눈썹이 붙었다. 단것을 먹으면 찌푸려졌던 인상이 조금은 펴지고, 경이로운 것을 마주하면 오래 시선을 두었으며, 뚫린 입답게 해야 할 말은 내뱉었지만, 그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은 감내하지 않기로 한 듯. 고저 없는 감정과 적정한 선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종종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뼛 속까지 시린, 파란 피가 흐르는 사람인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고는 하였는데,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타인보다야 인색하게 굴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친애에는 확실한 편. 물론, 그가 감당할 수 없는 변화나 변수 앞에서는 꼬리를 말고 도망치기 일 수였지만, 이것이 더없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