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왕과 마녀…
겨우살이 열매가 맺히는 밤이면
모든 어린 마법사 마녀들은 잠들기 전,
부모님이 들려주는
오래된 동화를 듣고는 했어요.
옛날 옛날에, 몸이 약한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위대하고 거대한 예언가'가 찾아와 죽음을 앞둔 그에게
'그 겨울 첫 겨우살이 열매가 맺힐 무렵에 죽음을 맞이할 것'
이라는 예언을 했어요.
어떤 마법도, 어떤 약도 몸이 약한 마법사를 치유할 수 없었습니다.
절망하고, 절망하고, 절망한 마법사는 결국… 금지된 고대의 마법에 손을 대고 말았지요.
금지된 고대의 마법은 '얼지 않는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마법'이었습니다.
얼음 마법으로 생명을 얼려 시간을 멈춘 마법사는 곧 시간을 다스리는 방법마저 깨달았어요.
마법사는 더욱 강대한 힘을 원하게 되었고,
스스로 '얼음왕'이라 부르며 모든 것을 지배하려 했죠.
얼음왕의 마법 때문에 온 세상이 얼어붙자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고,
몸이 약한 마법사를 글라시에스님(Lord Glacies)이라고 부르며 그에게 복종했습니다.
오직 지혜로운 한 마녀만이 얼음왕에게 맞서 싸웠지요.
칠일 낮 칠일 밤의 결투 끝에 마녀는 승리했습니다.
결투에서 이긴 지혜로운 마녀는 얼음왕의 심장을 일곱 조각으로 나누어 세상에 숨겼어요.
얼어붙은 세상은 녹아내렸고 사람들 사이에는 평화가 찾아왔답니다.
얼음왕을 무찌른 마녀는 한 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그 겨울 첫 겨우살이가
서리처럼 하얀 잎을 틔우고
투명하게 반짝이는 열매를 맺을 무렵에,
그를 맞이하리라.
〔 〕
동화는 끝을 맺고 아이들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얼음왕이 돌아오지 않기를,
다음날 아침 겨우살이 아닌 눈이 내리기를 바라면서요…